profile 전채홍 2002-09-09 16: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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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실만한 분은 아시고 있겠지만,

이제 거의 끝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글을 몇자 적으려 합니다.

제가 요새 중재 때문에 지난 2월부터 벌써 근 7개월간을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기술관련 사이트에서 웬 중재냐 하시겠지만, 혹시 저와 같이 곤란한 일에 처하시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몇가지 적습니다.

개발을 하거나, 여타 다른 작업을 하면서 제작하거나 구매하시는 일이 많으실 것으로 압니다. 저도 구매 및 제작을 위한 사양서를 많이 작성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사건은 아직 판결은 나지 않은 상태이며, 따라서 이 글에 대하여 왈가왈부하거나, 다른 곳에 옮기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일단 사건 내용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내일이 4차 심리이니 뭐 조만간 판결이 나겠지요.. 법적으로 판결전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판결전에는 어디까지나 사실적인 이야기만을 적으려 합니다.

혹시 여러분의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에 들어가기 전..

제가 어떤 아이템으로 설계하여 제작하고자 하는 품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조사하여 상업용으로 출시된 것이 있는 경우에 그대로 혹은 개조하여 사용하기 위하여 시장조사를 하였습니다. 통상적인 일이지요.. 그래서 원하는 것이 가장 가까운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를 찾았습니다. 외국 A 업체였으나 국내에서 취급하는 분이 계셔서 연락을 취하여 취지를 설명하였습니다. 이 후 이 모델을 한 부품으로 하여 자세한 설계를 마치고, 제작을 위하여 입찰공고-사양설명-입찰-낙찰-계약의 순으로 무사히(?) 계약을 마쳤습니다. 저희는 최저가 낙찰제로 입찰을 진행하였고(왜냐하면, 특정부품만 구하면 설계도 검토에 의하여 가공제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으며, 제어시스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예정가의 50%도 안되는 금액으로 낙찰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제가 부품수급을 위하여 가장 먼저 접촉하였던 국내의 B업체였습니다.

어찌되었건 계약이 되었습니다.

업무의 범위는 조립도를 바탕으로 상세 설계를 수행하고(사실 제가 이미 계약전에 완료하여 검토만을 하면 되는 상태였습니다.), 검토된 도면을 제출하여 확인을 받은 후에 제작하여 납품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성능시험 후에 말이죠.. 여기에는 기계 제작 및 자동제어모듈 및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B업체는 계약 후 담당자인 저에게는 아무런 연락도 없어서 착수회의를 위하여 불렀습니다. 그래서 착수회의장소에서 나머지 모든 상세 부품도 및 부품 목록을 내어 주면서, 상세 제작일정에 대해서는 다시 작성하여 제출하라 일렀습니다. B업체는 외국 A업체의 주도하여 해당 부품을 제작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자체 제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업무 계획을 작성하였었습니다.

납기는 16주 였는데, 처음엔 외국 A업체의 휴가이기 때문에 약 4주 동안을 쉬더니, 외국으로 나가 일을 진행하는 듯 했습니다. 그 동안 저와는 많은 연락을 하면서 외국 A업체에서 담당하는 부품을 제작완료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수입조치는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 때가 16주 계약 중 12주 째 였습니다.

그런데, 이 때 부터 의견 차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제어부였으며, 저는 제어부를 위하여 미국 NI사의 PXI 시스템으로 원격제어용 시스템을 꾸미고, LabView로 프로그램하여서 원격으로 (광케이블 사용) 시스템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독립적인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을 권장사양으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잘 아시겠지만, NI사의 PXI 모듈은 성능은 인정하지만, 좀 고가 입니다. 그렇다고 가격만 비싼 것은 아닙니다.
B업체는 제어부를 다른 시스템으로 제작하겠다고 하면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도 제시하지 아니하였고, 몇차례 독촉이 있은 후에 B업체에서 생각하는 제어부의 사양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였습니다. 이 시점은 이미 납기인 16주가 지난 후였습니다. 그런데, 제출한 사양은 권장사양의 동등품 이상이라고 보기엔 터무니 없는 것이었고, 더군다나 프로그램은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A사에서 부품과 함께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연동하기 위하여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납품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통신도 광케이블로 하지 않고(저희는 200m원격제어을 사양으로 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권장사양과는 거리가 먼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아마도 계약을 중도 해지 하였으면 되려 별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어떻게든 제작을 끝마치기 위하여 도중 B업체와 협상을 시도하였습니다. 빅딜이었죠.. 제어부 시스템을 B사의 안대로 해줄 테니까. 프로그램은 별도의 독립적인 프로그램 1개를 납품하면서 프로그램의 수정을 위하여 소스코드까지 넘겨주는 것을 조건으로 협상하여 원만하게 협상되는 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회의록을 송부하자 태도가 돌변하여 소스는 못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유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하여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못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참. 죽을 노릇이지요...

그래서 그러면 제어부 및 제어프로그램은 납품범위에서 제외하고(물론 이에 대한 비용도 제외시켜야겠지요) 기계부(가공부 포함)만 부분적으로 검수하는 안에 대해서 협상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제작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더니, 만들어진게 아무것도 없다고 올 필요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시스템이 두가지로 이루어지는데, 공통적으로 쓰여지는 모듈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서로 독립적인 작업을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분해 조립하여 사용하지는 못하므로 두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제작되어 납품되어여 했습니다. 계약서에 첨부된 도면에서도 서로 독립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상태였고, 설명서에서도 두가지로 분리되어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B업체는 마음대로 해석하여 현장에서 분해/조립하여 사용하면 된다면서 공통으로 포함되는 모듈을 하나씩만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기는 납기 종료후 9주가 지난 후였습니다. 계약보증금이 지체상금으로 소진되는 시간을 넘긴 후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중재 심리하면서 안 일이었지만, 저희가 해약공문을 보내기 약 1주 전에 저희 측에는 통보도 하지 않은 채로 외국 A사에서 수입하였더군요.. 저로서는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었죠..


이렇게 하여 B업체에서는 저에게 용역 지체의 책임이 있으니, 수입된 부분에 대한 금액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저희는 B업체에 대해서 계약이행을 하지 않았으니 계약보증보험에 의한 계약 보증금을 지급하라고 하는 내용이고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시작품 제작 및 구매를 좀 많이 해 보았으나, 이런 경우는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중재에 휘말리고 나서 혹시 밥이라도 한끼 얻어 먹었다면, 큰일났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내일 저는 또 4차 심리를 하러 갑니다.

할일 많은 사람이 이렇게 7개월 동안 끌려다니거에 대한 보상을 어디서 받아야 하나요..??

판결이 나면,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각자의 주장에 대하여 자세하게 기술하려 합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사양서 작성할 일이 있으면, 문구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셔서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저와 같은 일을 당하시지는 않으셔야죠...

저는 권장사양이란 문구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전채홍 2002-12-05 09:26

다행히 판결이 잘 났습니다.

사실 중재가 처음이라서 가장 걱정되었던 것이 일방적인 승소가 아닌 부분 승소 즉, 8:2, 7:3, 9:1과 같은 내용의 판결이었으나, 계약보증금과 이자를 받으라는 판결이 났습니다.


마지막 구술심리에서 주장를 편 내용이 거의 수용이 되어서 판결문에 기록되었더군요.

부분적으로 계약 도중에 합의된 사항 (예를들면, 제어부를 제외한 기계부만을 부분 인수하는 방안 등)이 인정되어 이와 관련된 쟁점은 자동소멸되었고, 기계부가 두부분인데, 부품의 일부가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두부분의 기계부를 제작하면서 부품을 하나만 제작하여 사용시에 분해 조립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이유없음이 인정되면서 (제작사양서에 기계부 두부분을 납품하는 것이 규정되어 있었음.) 저희가 승소하였던 것입니다.

그간 많은 기간동안 맘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 술한잔 하여야 겠습니다.

지금 다른 제작품에 대한 제작규격서를 작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해동안 맘 상했는데, 연말이되어 좋은 결말을 맺게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다들 좋은 한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많은 결실을 맺으시고요..


채홍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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