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관리자 2023-11-09 19: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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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u에 대하여

 

한국에서 김씨, 박씨, 이씨가 흔한 것 처럼 여기서도 대표적인 몇몇 이름들이 흔하게 사용되기에, 가끔씩 Mohammed 혹은 Ibrahim 등과 같은 비교적 흔한 이름을 부르면 그 방에 있던 대 여섯명이 한꺼번에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쳐다봅니다.

저 처럼 안면 인식 장애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을 잘 못알아 보는 경우에는 이들 이름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Abu라고 하면 한글로 읽혀지는 단어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측면이 강하게 느껴지는 단어이지만, 현재 제가 거주하는 이곳 중동 지역에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단어중에 하나 입니다.

 

Abu라는 단어는 아버지를 의미하여, 예를 들어 Abu Ali라고 하면 '알리 아빠'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일상 생활에서도 아랍인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Abu를 붙여서 누구 아빠라고 서로를 부릅니다.

뺨 인사를 나누면서 Abu를 외치고 안부를 묻습니다.

 

그런데, 저 처럼 이들의 이름 외우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누구 아빠...'라고 서로 부르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회사의 공식 이메일에도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Abu Mohammed라고 써 놓으면, 저 같은 사람은 그게 누구에게 보내는 것인지 몰라서 한참을 헤매게 됩니다.

물론 같은 조직내에 있는 사람은 메일 주소 등을 통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으나, 심지어 계열사 혹은 관계사의 외부 인원들과 오고가는 메일에서는 '누구 아빠..' 라고 시작되는 메일을 보면 참 난감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예를 들어 저에게 ' 인영 아빠' 라고 부르고 메일을 보내면, 저도 반드시 그렇게 응대를 해 주어야 그게 서로에 대한 예의라고 합니다.

상대가 '인영 아빠'라고 메일을 보냈는데, 내가 회신에 Dear Mr. Ibrahim이라고 보내면 그건 실례가 된다고 합니다.

결국 이름에 추가하여 그집 애들 이름까지 외워야 하는 거죠.

좋게 생각하면 참 정겨운 세상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자식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그런 경우에는 그사람의 이버지 이름을 불러도 된다고 합니다. 즉, 이게 그냥 '누구 아빠'의 개념이 아니라 어느 집안의 사람이라는 개념이라고 하네요.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예전에는 본인이름 뒤에 Abu 아버지 Abu 할아버지 Abu 증조할아버지... 식으로 길게 이름을 붙여서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Full Name을 알면 어느 집안 출신인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중동 사람의 이름의 긴 이유를 알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구글에 물어 보니 가족 이름 뿐만 아니라 출신 지역의 이름을 붙여서 부르기도 한다는 데, 그렇게 까지 가 버리면 저 같은 사람은 너무 힘듭니다.

즉 우리 나라의 '광주댁', '서울총각' 같은 의미의 호칭이 공식적으로 오고가는 회사 메일에 자연스럽게 쓰인다는 것이지요.

 

그러던 와중에 남아공에서 온 친구가 이제 막 아내가 임신을 해서 축하하는 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팀장(여기서는 Supervisor라고 부릅니다)이 와서는 그 친구에서 너는 이제 부터 Abu 2 months 다 라고 웃으면서 농담을 했고, 최근에 결혼한 다른 친구에게는 Abu just married라고 하더군요.

이게 옆에서 바라보는 제 3자에게는 참 재미있는 광경이겠으나, 그 중심에 서 있는 사람에게는 가끔씩 당혹스러운 상황이 됩니다.

줘니 2023-11-13 22:34

중동의 재밌는 얘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약간의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 저로써는... 상상만 해도 정말 어려운 문화입니다^^; 

아름답게살자 2023-11-29 08:45

카페에서 Mohammed 혹은 Ibrahim 이름을 부르면 몇 명이나 볼지 생각해 보니 생각만 해도 웃깁니다. 

중동에 대한 이야기 또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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