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회 용접 기술사(2013년),  105회 금속재료 기술사(2015년)

합격후기를 쓰려고 하니 잠시 지난 시간, 기억의 단상들

* 딸아이가 몇학년인지 모름.

* 대형 마트가서 서브노트, 볼펜을 열심히 고르는데 뒤에서 와이프 잔소리.

* 큰맘 먹고 외식을 해야겠다며 점심때 도서관근처 중국집으로 가족을 불러내고, 주문한 짬뽕을 기다리는 5분여 시간동안 A4용지 한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나 - 불쌍한듯 혀를 차는 와이프.

*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때 휑한 도서관을 지키면서 다음날 도서관이 휴관이 아닌걸 위안 삼던 시간들.

* 한여름 퇴근길 도서관까지 30분 남짓, 뛰듯이 걸어가 온몸이 땀범벅인체로 자리에 앉아 3시간동안 젖은 엉덩이 붙인체로 초집중.

*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밀려오는 피로에 박카스 한병까고 도서관에 일빠로 입장, 주말 아침 일과 시작.

* 필기 시험때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겠다" 면서 답안지 한권 다 채우고 한권 더달라고 해서 수험번호, 이름쓰고 답안 이어나가던 숨가쁜 순간, 그렇게 70페이지 가까이 악필로 갈겨 썼던 무모함.

* 혹시나 하고 합격자 발표날, 시간이 좀 지났을때 드뎌 문자 진동 "아 올것이 왔구나" 하며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쪼으는데 '귀하의 대출상담이......'

* 지금도 잊을수없는 면접응시생들의 생생한 눈빛을 보며 진검승부임을 실감하고.

* 먼저 들어가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응시생, 손에 쥐고있던 넥타이 "헐 저건 뭐지".

* 부산 기술사 강좌에서 함께 공부했던 동기(?)들 한명,두명 합격의 영광을 누릴때, 옆에서 박수치며 축하한다고 함께 술마시며 - 끝이 어디인지 알수없는 불안함, 그리고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

1. '용접 기술사' 인연의 시작은 거가 대교 였습니다.

 2011년 거가대교 개통 이후 거제도와 부산이 물리적으로 가까워 졌습니다. 넉넉잡아 한시간 반 거리 "됐다 이정도면 할만하다" 바로 강좌 등록, 이진희 박사님과 만남이 이루어 집니다. 하지만 15년 넘게 현장 기능사원으로 일해 왔고 순수 컴맹에다가 아무런 밑천없이  막연한 꿈이었던 기술사 도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격게 됩니다. 다행이 공부는 재미가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갈수 있었구요, 다만 시험은 스트레스였습니다. 두번의 탈락 끝에 세번째 필기 시험에서 합격, 서울, 부산, 거제에서 각1명씩, 합격자 3명, 운이 좋았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첫 면접에서 낙방하며 역시나 실력 확인. 두번째 면접을 준비합니다.

2. 칼을 갈고 날을 세우던중 면접 불발 위기가 찾아 왔습니다.

회사 사정으로 아프리카 파견근무를 가야하는데, 계획대로 파견을 떠나면 면접을 볼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너무 절박하여 사정얘기를 하고 파견일정 조정을 요청했지만 파견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연기가 불가하다는 담당자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러던중 함께 파견예정이던 3명중 취업비자가 제꺼만 누락 되어 한달 연기가 되었습니다. 동료 2명을 먼저 보내고 면접에 응시할수 있었고 파견을 떠나 2주 정도 지났을때 객지에서 최종합격 소식을 접했습니다. 합격자 1명 '전국에서 유일한 합격자' -하늘이 도왔구나-

3. 잠시 시간의 단위를 생각해 보면

sec, min, hr, day, month, year ...... 그리고 세월이 있습니다. 오랜세월 수련을 하고 내공이 쌓이면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쯤되면 될까, 안될까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당연하게 합격합니다. 그렇다면, 그 세월을 감당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재미를 강조합니다. 재미가 있다면 그 세월이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세월가고 내공이 쌓이면 누구나 합격할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지금까지 주절주절 제 경험담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주변에 기술사 시험을 6개월만에 깔끔하게 패스하시는 능력있으신 분들을 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분들이 부럽구요,  제 경험이 다른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후기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