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김준영 2002-12-31 05: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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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입니다. 2002년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이런 글을 올리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 글을 쓴 필자의 의견에 공감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공학적인 견지에서 전쟁사를 연구 하지만, 최근의 북핵사태는 매우 우려되고 있습니다.

냉철한 지성을 지닙시다.

때로는 보수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진보라는 만능잣대로 새로운 폭력을 휘두르게되는 과오를 줄이는 길입니다.

아울러 보수와 진보를 논하며 피상적으로 역사를 고찰하기 이전에, 역사 뒤편에 서린 많은 피와 눈물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현학적이지 않게 역사를 배우는 진정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전문]
인류사에서.. 전쟁이 또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강제로 병합하는 것이 오랜 시간을 두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발생시키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 가장 대표적인게 문화의 수준차이가 낮은쪽이 높은쪽을 강제로 멸망시키거나 병합하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쟁의 예후를 예측하는데 그 두 문명간의 차이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대체로, 문명수준이 높은 국가가 낮은 국가를 병합하거나 세력권에 둘 경우는 문제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물론 이 경우라고 완전히 해결되는것은 아닙니다. 낮은 쪽이라도 스스로에 자부심이 크거나 민족의식이 강한 경우, 즉 한때 높은 문화를 이룩했었음을 자각하는 집단이라면 굴하지 않습니다. 페르시아를 건설했던 이라크나 고구려의 후예들인 북한, 그리고 문화를 이룩한적은 없지만 로마에 대해 게르만이 그러한 경우들이라 하겠습니다.

심각한, 예외없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그 반대의 경우 즉 문화수준이 낮은 집단이 높은 집단을 굴복시키는 경우입니다.

우리역사에 이미 이러한 사례가 있었고 또 지금까지 그 영향을 미치는게 있으니 바로 신라에 의한 백제의 멸망입니다.

잠시, 문화의 수준차이라는것에 대해 좀 더 정교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주관적일 수 있으며(즉 어느쪽이 자신들이 문화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영향을 미친다는것이며) 또 집단의 성격을 결정짓는 두 분류, 즉 정착민의 집단인지 전사의 집단인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후자에 있어서 정착민의 집단은 보통 주관적으로 전사의 집단에 대해 우월성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착민의 집단과 전사의 집단은 어떤 집단인가.. 예를 들면 정착민의 집단은 지금 시기에 있어 유럽, 미국, 일본등 이른바 서방선진국가들입니다. 역사속에서는 후기의 로마,프랑크 왕국,프랑스,송,명등이 됩니다. 이들에 있어 미덕들은 온화함, 관용, 심미안, 소비, 적절한 쾌락에의 선호등입니다.

이에 대해 전사의 집단은 역사속에서 보자면 사라센,게르만,나치독일,북위,몽골,청등으로 복종과 절제, 집단성, 신속함, (내부 구성원간의) 신의, 단순함, 소박한 인품, 인내등을 미덕으로 삼는 집단입니다.

인류는 이 두 집단간의 갈등관계에 의해 발전해왔는데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한 문명이 이 두가지 요소를 균형있게 가지고 있는것이고 몇개국가에 있어서는 이러한 점이 보입니다. 그러나 인류전체로는 아직 불완전한 상태라 하겠습니다.

앞서의 두 문명의 단점을 살펴보면, 정착민 집단의 경우 물질적 풍요로 나태와 안일함이 만연하기 쉽습니다. 자신보다 못한 문명에 대해 우월감에 취해 경멸하기 쉬우며 보통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그들이 야만문명이라 일컫는 전사문명에게 정복당하곤 합니다. 이제는 통합되어 이처럼 평가할 수 있겠지만 전체로서의 중국문명은 그럼으로써 쇠락을 극복해왔다고 할 수 있겠으나.. 실질적인 중화문화의 정수를 간직한 이들은 동남아 각지로 탈출했었다는 점에서, 아직 중국이 완전한 통합을 이루었는지는 평가하기가 이른것 같군요.

전사문명은 지금의 북한과 같은 모습의 문화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인내해야 할 상황을, 절제의 상황을 설정하는 이들입니다. 굴하지 않는 기상과 패기, 강한집단에 대한 대치로부터 자신의 존재가치가 고양되는 느낌을 즐기는 집단입니다. 인간사회의 보편적인 내재적 특성으로부터 이 집단에서도 개방성과 같은 정착집단의 미덕을 지향하는 소수가 탄생하기 마련인데 이들은 보통 그들을 탄압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매우 찬양할만한 도덕성을 가지고는 있지만 (사라센의 군주들이 보여준 예외를 제외하고는)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기들 내부에서 그러할 뿐 타 집단에 대해서는 그러한 미덕을 적용하지 못하며 배타성을 가집니다.(기만을 전술적으로 사용합니다.)

전사집단은 보통 낮은 기술수준을 가지나 지도자가 군사기술에 식견이 있어 특화하는 경우 몽골의 경우처럼 정착집단을 능가하는 기술적,전술적 능력을 가지게 되며 역사적으로 보았을때 수배의 병력열세라도 단기전으로 정착집단을 제압하는 집중적 속도전의 대가들입니다.

비록 경멸과 같은 추잡한 모습으로 그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버린 정착집단도 없지 않으나 그렇지못한, 억울하게 전사집단에 의해 종말을 맞은 많은 정착집단이 대부분인데 현재까지의 많은 민족간,지역간 갈등이 이에서 유발됩니다.

서두에서 밝혔던 신라와 백제의 경우 두 집단은 어느집단이 특별히 나쁘다고 할 수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백제의 문화수준이 우월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신라는 전사집단으로서 역사상으로 볼때도 매우 우수한 시스템과 규율을 가진 집단이었고 이것이 백제로서는 불행이었습니다. 백제의 멸망과정을 보면 성충이라는 충신을 동료신하들이 모함하고 왕도 그에 끌렸던것을 보는데 이는 정착집단이 멸망하는 과정에 거의 반드시 생기는 패턴입니다. 정착집단은 보통 외적으로 분출하지 못하는 공격욕이 자신들 내부구성원 스스로에게로 향하게됩니다. 그래서 더 혹독한 감정적 분노를 자신들의 동족에게 돌리곤 합니다. 결국 집단형성초기에 역할을 담당했던 무사집단을 시스템의 힘을 빌린 문관들이 장기적으로 견제,위축시키며 전사집단의 침입에 대해 감성에 의해 무디어진 객관성으로, 자신이 바라는 것이 현실이라(전쟁은 없을것이라) 믿게 됩니다.-이는 임진왜란때 김성일의 사례가 유명할 것입니다.

대등한, 아니 수배의 병력에 있어 단기속도전에 능한 무사집단이 우월하다는것은 앞서 말한바 있으며 백제와 신라의 경우도 신라가 주도면밀히 백제멸망을 꾀하지 않았으며 백제도 특별히 멸망할 시점은 아니었다는점에서 볼때 확연했습니다. 그러한, 대등한 수준의 정착집단과 무사집단의 대결, 특히 정착집단이 스스로의 자위의지를 포기하는 필연적 타락의 시점에 젖어있을때 그것을 막아주는 단 한가지 방법을 역사는 집단방위체제라고 말해줍니다. 즉 조선은 명이 있었기에 왜를 막아낼 수 있었고 유럽은 나치에 대해 미국을 끌어들임으로서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죠.

엄청난 힘과 보급력을 가진 배후가 위기에 몰린 정착집단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정착집단은 (전사집단의 의지가 강하다면) 거의 반드시 멸망합니다.

신라의 백제병합은, 문화적 수준이 더 높은 자신들이 어찌 피지배자들이 되었는가에 대한 깊은 의문과 함께 한의 감정에 젖게 했습니다. 그들은 사회의 공식적인 틀에 편입되기를 거부했고 힘을 쓰는 장정들은 일제시대에 우리청년들이 그랬듯 범죄조직에 몸담는 풍조를 조성했습니다. 유민들은 한과 소극성속에 마음은 병들고 국가운영의 지분은 점점 잃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영호남 지역감정의 원인인데 이는 이번 대선과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이른바 보수층은 두번의 대선패배로 인해 깊은 한의 감정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그들은 문화적으로 또 세상을 보는 시각에 있어 자신들의 우월하다는 유사한 구도속의, 정착집단에 속하는 이들이었으며 역시 단기전에 졌습니다. 그들은 끓어오르는, 그러나 5년간은 해소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국민으로서의 적극성을 잃어버리고 있으며 이는 성공적인 통일신라 기간동안 민족의식을 잃지않았던 백제유민들이 느꼈던 그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점은, 이러한 감정이 국가전체적으로 그리고 보수층에 있어서도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백제의 경우 엘리트 대부분이(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일본으로 귀화하여 다시 그 국가를 복권할 가능성이 배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보수층도 이민이나 기타 국정에 완전히 관심을 끊는 정도의 무기력에 빠질 경우 다시 이 사회에서 보수가 회복할 여지가 없을것입니다.

지역감정 문제는 이만하고 남북문제로 돌아가보면.. 지난 50년간 남한은 정착집단, 북한은 전사집단이었습니다. 이것이 지난 정권동안 정부가 보인 태도로 인해 젊은세대에 북한이 보이는 전사집단의 특성들이 동화,주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전사집단은 물론 많은 좋은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의 북한은 바람직한 미덕들을 보이지 않는 전사문명이라는 점입니다. 원래 초원에서 내달려야할 진취성이 억압된 나머지 북한이 고구려부터 가져온 수준높은 전사집단으로서의 미덕은 굴절되고 왜곡,변질되어 악취가 나는것입니다.

"우리식대로"과 "남에게는 거짓말을 해도좋다","인정받지 못하고 사느니 싸우다 죽겠다","우리내부의 변절자는 가차없이 처벌한다"는 것들만 남은 상태입니다.

이번 북핵사태..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협상용 카드로 그런다고 했지만 저는 북한이, 미국이 이라크에 집중하는 사이 재빨리 핵을 획득하겠다는 의도로 그러는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즉 봉인의 제거와 IAEA 사찰단의 추방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북한과 미국은 지금 플루토늄 추출을 두고 초를 다투는 시간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저는 룰렛을 보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핵해법은 선택의 여지가 상당히 좁은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하는,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고 남의 나라 얘기하듯 말하는 앵커가 우리나라 사람이라는것은 정말 저를 한없이 허탈하고 분노하게 만듭니다.

설마 북이 동족인데 우리에게 핵을 쓰겠느냐고요? 사회면에 끊이지 않고 나오는 자식과 함께 죽는 부모의 얘기를 보셨을겁니다. 상식있는 시민으로 생각하기 힘들지만 그런, 피붙이는 죽음까지 함께 해야하는 공동운명체다라는, 혈족,부족적 사고방식을 가진이들이 북입니다. 만약 미국의 대북제재가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그러한 자포자기-사실 이런 모든 위기가, 상황이 안 좋다는 김정일 개인의 자포자기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적 공동자멸이 있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저는 봅니다.

그렇다고 이번을 또다시 대화로, -정부가 계속 얘기하듯 외교적 수단과 대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것인가. 그것은.. 북한이 보여준 행태뿐만 아니라 역사를 통해 보아도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함을 알 수 있습니다. 송이 북위에게 그런식으로 했지만 결국 멸망당했습니다.

알아두십시요. 우리가 북을 파트너로 생각한다는것은 우리의 문화수준을 낮추겠다는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라면 금방 통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론 그것 힘듭니다. 지금 상태를 유지할 생각. 우리는 북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전사집단은 역사이래로 자신들의 막강한 군사적 능력으로 손쉽게 정착집단의 부와 향락을 자기것으로 해오는 패턴을 버린적이 없습니다.

전사집단을 제어하는 방법은 하나. 힘뿐입니다. 우리가 지금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해제하면(노 대통령 당선자도 그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최악의 사태에 저항할 수단이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없습니다. 집단방위체제와 강한 지원자를 등에 업는 것이 한반도에서 문명의 퇴행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는게 역사가 말해주는 교훈입니다.

끝으로 앞서 말했던 전사집단과 정착집단의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 국가가 바로 미국입니다. 그들은 문화를 중시하는 한편 그것이 가져올 유약과 내부로 향하는 구성원간의 분열, 스스로의 무장해제등의 패턴을 역사에 대한 응시와 상기를 통해 피하는 원칙을 형성한 거의 최초의 문명입니다. 이것이 인류가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자유세계의 엘리트들이 미국의 리더십을 인정해온 이유이며 아직도 그것은 유효할만하다고 나는 봅니다.

다행히 우리도 그들의 영향으로 오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주도적인 지식인,여론집단(조선,동아,중앙일보)이 안보를 절대원칙으로 삼아왔으나 이제 어느 정도 살게되면서 다시 정착집단이 보이는 유약과 내부로의 투쟁, 객관적 사실(상존하는 위협에 대한 전투정신, 최악의 경우 죽음을 불사하는 각오의 필요성이라는, 역사가 계속해서 입증해온 문명의 필수요소)의 망각을 보이고 있어 심히 걱정됩니다.

전쟁을 각오하자는 의견을 짓밟는 당신들은 히데요시의 야심을 궤뚫어본 황윤길을 조롱한, 그리고 더 앞서 10만 양병을 주장한 현인 율곡이이를 호전론자라 비난한 이들의 뒤를 밟고 있을 뿐입니다. 전쟁이 없더라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주장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경멸해서는 안됩니다. 제발 모든 것을 잃은후에 후회하지 맙시다. 죽음의 각오로 북핵을 대처해야 합니다.

굽혀서는 안 됩니다. 최악의 사태가 닥쳐오면 내 개인의 꿈을 버리며 조국을 위하겠지만,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계속된 어리석음을 되풀이하는 내 동포들을 원망하며 피눈물을 흘릴것입니다. 디코에서 처음으로 울며 글을 쓰고있습니다. 이 나라와 동포에 대한 사랑은 이제 떠나가고 있습니다.

요행히 강한 다른 나라의 힘으로 이 위기를 넘길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는 쌓여온 실망을 지울 수 없다면 난 다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런글을 쓰지 않을것입니다. 희망을 붙잡고 싶은 사람의 진심을, 제 의견에 반대되는 분이라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비록 이상에서 저의 미국에 대한 시각이 지극히 사대적인것으로 비친다 해도, 북한의 본질과 의도를 궤뚫어보는 눈만은 흐려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를 남들의 일인양 보는 시각만은 부디 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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