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강순식 2000-11-26 18:38:33
0 643
광전관(Cds)에 대한 이야기 3가지

첫 번째 이야기
직장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었다.
그 당시 새로 지은 아파트의 현관이나 통로를 어두울 때 지나가면 전등이 자동으로
켜지곤 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아파트의 대부분은 계단에 스위치가 있어서 누군가가 불을 켜거나
꺼주어야 하였으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저녁 내내 켜져 있곤 하였다.
시골 동네에도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가로등 근처에 살고 있는 집에서 점소등을
맡아했다.
그런데 이렇게 신기하게 동작하는 것이 있으니...
나는 몇 번씩 움직여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정확한 원리를 모르는 체 그대로 잊혀졌다.

두 번째 이야기
첫 직장을 들어가서 내가 맡은 일이 기름 보일러 개발이었다.
연소에 대한 개념, 제어회로, 난방효율 등 여러 가지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다.
나는 교육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직접 부딪혀 보는 것이라 생각하여 A/S(사후봉사)
까지도 도맡아서 처리했다
그때 제어 회로 중 광전관의 원리와 역할에 대해서 깨닫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그것을
응용한 것들을 만들어 집의 여기저기에 부착해보고 전에 궁금해했던 의문점들을 풀어
나갔다.
시간이 흘러 보일러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향상되었고 신참에 대한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항상 강조하던 이야기는 광전관의 청소 문제였는데,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기름의
입자가 굵어지고 노즐에서의 무화가 원활치 않으며 차가운 공기와의 연소로 불꽃의 연소
상태가 좋지 않아 그을음이 많이 나기 때문에 광전관에 그을음이 끼어 불빛 감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A/S가 발생되곤 했다.
나는 신참들에게 항상 A/S 출장 시 광전관을 닦아주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내가 출장을 가서 이것을 망각하고 보일러의 콘트롤러와 버너를 전부 분해하여
수리를 하던 적이 있었다.
몇 시간을 쭈그리고 앉아 원인을 파악하고 있을 때 신참이 무심코 하는 말 "광전관 확인해
보셨어요?". 아차! 그 날부터 나는 신참들에게 고개를 들기가 민망할 정도로 창피함을
느꼈다.
기본인 것을.......!

세 번째 이야기
몇 년후 적외선 오일히터를 개발하고 나서 초창기의 일이었다.
웬만한 서비스는 소비자로부터 내용을 듣고 전화로 처리를 해주었는데 한군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직원을 보냈으나 해결하지 못하여 할 수없이 히터를 가져오라고 했다.
가져와서 실험실에서 실험을 해보니 아무 이상이 없었다. 직원만 나무라고 다시 보내어
설치한 후 가동했는데 이상 없이 가동된다는 거였다. 귀신 곡할 노릇이었다.
뭔가 잘못 조작했을 거라는 생각으로 결과를 매듭짓고 몇 일이 흘렀다.
현장작업자가 공장외부에서 작업할 일이 있어 히터를 밖으로 가져가 점화를 시키는데
점화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때 나는 몇 일전의 일을 생각하면서 사무실에서 차분히 제어 회로를 되 집어 보았다. 순간 아차 하는 생각과 함께 밖을 보니 햇빛(직사광선)이 히터의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
안전을 목적으로 히터 동작시 초기에 광전관은 어두운 조건에서 동작하고 점화 후에는
불꽃의 연소상태(밝기)를 감지하여 연소가 불완전하거나 이상이 있을 시 연료분사 펌프의
작동을 중지하도록 되어 있는데 햇빛이 히터의 정면에서 비춰 광전관이 이를 감지하여
점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이것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밖으로 나가 히터의 앞부분에 그늘을 만들어 주자
히터는 곧바로 점화되었고 나는 개발 및 설계자로서 또 한번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간혹 우리들은 알고도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에 이상이 있으면 제일먼저 인입선에 전기가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다음에 휴즈를 점검하는 것이 순서인데 무턱대고 다 분해하여 고장을 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알고있는 지식을 순서화하고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의 순서를 정하고 단계적
으로 풀어 나가야 되는데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감각적으로 풀어 나가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나는 지금 기술사 시험준비를 하고있으며 현재까지 보고들은 것은 많은데 정작 이것을 말할
려고 하니 아는 게 없다. 아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학교를 떠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직장생활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그리 쓸모가 없는
것 같았었는데 시험 준비를 하고있는 지금, 직장 경험을 쌓고 다시 대하는 학문이 새삼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자신의 경험을 체계화하여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테크노넷|대표. 이진희|사업자등록번호. 757-88-00915|이메일. technonet@naver.com|개인정보관리책임자. 이진희

대표전화. 070-4709-3241|통신판매업. 2021-서울금천-2367|주소. 서울시 금천구 벚꽃로 254 월드메르디앙 1차 401호

Copyright ⓒ Technone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