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칼국수 전문집을 다루는 TV 탐방 프로그램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한번 나누어 보고자 한다.
우리는 대부분의 직업에서 3년이면 전문가가 될 수 있음을 잘 경험하고 있다. TV속 40년동안 칼국수집을 운영해 오고 있는 할머지의 칼 솜씨는 과히 한석봉의 어머니를 능가하는 솜씨였다. 이 정도의 실력은 3년이 지나면서 가능했고 지금까지 잘 유지해 오고 있다고 한다. 나 역시 군생활 초기의 취사병 시절 칼솜씨는 1등 사수의 실력만큼 뛰어났었다. 그런데 이 Site에서의 기술인들은 일부는 반복되는 일에의 달인도 있겠지만 칼국수 맛의 발전을 위한 할머니의 끊임없는 노력처럼 대부분은 지속 발전되는 기술과 변화하는 상황 및 개정/신설되는 규정들에 철저히 대응하여야 하고 요구되는 안전성, 경제성, 재현성, 가공성, 용접성, 내식성, 스케줄, 시장성, 그리고 Spec의 요구 사항들을 두루 검토하며 일을 하고 계시리라 믿는다.
우리는 20년 이상의 경력이면 Expert임을 자부하고 30-50년 경력이면 경지에 오른 상태라고 종종 스스로를 평가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자기평가에는 큰 함정이 있다고 본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하나는 자신의 기술력은 아직도 발전 과정 중에 있다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각자 분야의 (타 부문과의) 경계 영역에서는 여전히 잘 모르는 지식이 많다는 사실일 것이다.
북미로 이사오기 전, 미국의 학회 발표회를 매년 참석하였다. 참석하는 길에는 꿈이 있었지만 귀국하는 길에는 늘 좌절만 있을 뿐이었다. 여전히 줄여지지 않는 그 Gap 때문이었다. 그 좌절은 이 Gap이라는 Crevasse를 건너는 방법과 기구를 몰랐기 때문이었지 않나 생각해 본다.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Gap은 여전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도 그 Gap을 크게 없앨 수는 없지만 이 Crevasse를 통과할 수 있는 기술과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는 비교적 잘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주위에서 만나는 이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은 말을 할 때 항상 겸손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이게 답이다 저게 답이다” 대신에 “내 의견은 이렇고 내 경험은 저렇다”라고 말하곤 한다. 또한 남들의 생각과 의견에 감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는 자신이 아직도 계속 배움속에 있는 기술자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믿는다. 그들의 겸손과 끝없는 배움에의 도전정신은 항상 내게 큰 용기가 되어 주고 있다.
지금 인간의 수명이 80-90세 이기에 경력은 대개 최고 50년이 정점이 될 것이다. 만약, 인간의 수명이 200년으로 늘어난다면 우리는 일을 150세까지는 해야 할테니 경력 130년 될 때까지는 계속 배워야 할 것이다. 30-50년의 경험은 이제 막 Junior를 벗어나는 수준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배움은 언제나 나이야가라 폭포같다. 끊임없이 흐르며 “나이야~~ 가라!!”라고 외치고 있으니…
내 손주들의 손주들 (또는 그 손주들의 손주들) 시대를 함께 생각해 보며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Thomas Eun
공감하며, 경력과 무관하게 이미 달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도 종종 접하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가장 확고한 Fundamental을 가지고 있는가에 달렸다고 봅니다.
모든 관점에서 Fundamental이 탄탄하고, 다양성을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면 추가되는 경력은 지식과 경험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종종 아쉬운 상황을 접하게 되는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그저 줏어 들은 걸 기반으로 스스로 전문가 반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달라고 하거나, 남의 말은 듣지 않으면서 자신의 얘기만 강요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어설픈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남을 가르치려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봅니다.
열린 자세와 수용하는 마음 가짐이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