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심각한 경우가 있다. 동료들간의 미묘한 경쟁의식이나 신경전으로 고통받는가 하면 직장 상사나 선배를 통해서 받는 스트레스는 직장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본인을 심란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상대가 비슷한 처지의 동료라면 터놓고 불만을 이야기할수도 있겠지만 워낙 높은 분들과의 갈등은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 그러다 보니 매일 사무실 문을 열때마다‘오늘은 무사히!’를 속으로 간절히 외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다. 만약 이쪽에서 먼저 문제를 풀어보려고 해도 상대방이 나를 괴롭힐 의도를 갖고 있다면 좀처럼 갈등의 늪에서 헤어나올 방도가 없다.
‘차라리 회사를 때려치우고 김밥장사로 나서?’
한 몇년 착실히 직장생활을 하던 사람이 전업을 생각해보는 것도 바로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다. 문제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항상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다는 피해의식이 급기야는 생전 꿈도 꾸지 않았던 김밥장사나 라면집 문 밖을 기웃거리게 만든다.
그러나 섣불리 사표를 던졌다가 쫄딱 망한 직장인들이 어디 한둘인가. 주변의 친구들을 보더라도 그렇고, 가봤자 파리만 날리고 있는 가게 안을 들여다봐도 심란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직장 상사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일 가운데 가장 골치 아픈 경우가 ‘문제는 있는데 해답이 없는 경우’이다.
가령 상황에 따라서 수시로 말을 바꾸고, 문제가 생기면 교묘하게 부하직원에게 덮어씌우는 유형의 상사라면 여간해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렇다고 대놓고 따져봤자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나오면 말한 사람만 멍청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이런 상사를 어쩌면 좋은가?
문제만 있고 답이 없는 싸움이라면 피해 가는게 상책이다. 그로 인해 생길수 있는 문제를 아예 처음부터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상대가 눈에 보이지 않는 교묘한 방법으로 부하직원을 골탕먹이려는 상사라고 판명되면 그 즉시 준비태세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두 주먹 불끈 쥐고 싸울 준비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그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상사의 말이라고 해서 무작정 믿고 따랐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면 다음부터는 일일이 그 의도를 파악하고 결과를 예측한 뒤 움직이는 방법을 취하면 된다.
그렇다면 부하직원 골탕먹이기 쉬운 유형의 상사는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다음은 항상 경계해야 될 상사의 대표적인 예이다.
개중에는 부하직원의 반론이나 지적도 즉석에서 흔쾌하게 받아들이는 상사가 있다. 아마도 이런 상사라면 더없이 존경스럽고 성격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간혹 이런 유형의 상사일수록 속마음은 더없이 쫀쫀하고 야비한 사람일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가령 영업부에서 판매고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의하고 있는데 팀장이 가두판촉행사를 벌이자는 제안을 했다.
“그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철에 전화판촉이 더 나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비용도 절약할 수 있구요.”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과장이 반론을 제기하자 팀장은 별다른 내색없이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
사실 부장의 의견이나 과장의 의견이나 둘 다 결과가
불확실한 건 마찬가지였다.
팀장은 이 상황에서 과장의 의견을 적극했다기보다는 나중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배수진을 쳐놓은 것일 수도 있다.
그는 만약 일의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그러니까 내가 가두판촉이 낫다고 했잖나? 공연히 쓸데없는 소릴 해가지고 일을 망쳐놨으니 자네가 책임질거야?‘ 라고 말하며 책임을 부하직원에게 뒤집어 씌울 수도 있는 사람이다.
심지어는 자기보다 윗사람에게 제안할 것이 있어도 그것이 자기의견이라기보다는 ‘누구누구 말로는...,’이라고 슬쩍 흘려보고는 묵살될 경우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라고 뻔뻔스럽게 둘러댈 위인이다.
▶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문제가 생기면 교묘하게 부하 직원의 탓으로 몰아세우는 유형의 상사와는 부딪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그럴 때 그저 일방적으로 당하는 일 없도록 경계하는 수 밖에 없다.
나? 김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