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귀가 얇아서 부하직원들을 피곤하게 하는 타입의 상사가 있다.
어디서 무슨 말을 듣고 와서는 이래라저래라 지시해 놓고는 정작 자기가 먼저 잊어버리는 성격이다. 윗사람이 시키는 일이니 따르지 않을 수도 없고, 이럴 땐 정말 짜증날 수 밖에 없다. 상사라고 해서 반드시 합당한 지시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적어도 이론상 타당한 지시일 수도 있다.
그러나 회사 실정에 맞지 않는다면 상사의 타당한 지시라 해도 반론을 제기하는게 부하직원으로서의 도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간곡하게 방법에 무리가 있음을 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더더욱 황당한 것은 기껏 논리정연하게 말을 했는데도 상사는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강요하는 경우이다.
“팀장님. 그건 우리 회사 실정에는 맞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단 한번 해보라구. 내 말이 틀림없을 테니까.”
이렇게 밀어붙여 놓고는 채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다른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아까 그것 취소하고 이렇게 해봐.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겠어”
이렇게 나오면 제 아무리 인내심 강한 부하직원이라도 속으로 열불이 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화를 내면 반항하는 결과가 되니 내 목숨만 위태롭고! 샐러리맨의 비애가 이런 것이려니 하고 무조건 참으려니 속이 곪아 터질 지경이다.
이럴 땐 그저 ‘네. 알았습니다.’라고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는게 요령이다.
만약 용케 그 지시를 잊어버리지 않고 상사가 그 일을 독촉한다면 ‘시간을 좀 더 주십시요.’ 라고 정중하게 말해서 그를 진정시켜라.
아마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그 상사는 제풀에 열의가 식어서 자신이 지시한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을 것이다.
나? 김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