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유능한 상사는 부하직원의 반론을 용납하려 들지 않는다.
그는 항상 자신만만하기 때문이다. 자기만큼 일에 대해서 확실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에 제동을 걸면 무조건 불쾌한 반응을 내비치는 것도 그 지나친 자신감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언짢은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속으론 한번쯤 자신의 판단을 의심해볼 줄 아는것 또한 그런 사람의 특징이다.
간혹 상사한테 반론을 제기했다가 면박을 당하게 되는 것은 일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반론하는 사람의 화술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럴 때 상대방은 반론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다기보다는 단순한 권위의식 때문에 거부반응을 나타내게 되는데, 눈치없는 부하직원이 한사코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다면 보통 고역이 아닐 것이다.
“됐어. 그 얘긴 이 정도로 끝내자구.”
상사가 이런 식으로 반론 자체를 무시하거나 즉각적인 대답을 회피한다면 뭔가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겼을 경우가 많다.
어쩌면 그는 이쪽에서 논의를 멈추고 조용히 혼자서 심사숙고해 볼 시간을 갖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부하직원 앞에서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할 수 있는 상사는 그다지 흔치 않다. 이런 경우 아무리 속이 트인 상사라고 해도 다시 한번 자신의 판단을 확인해 보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상사의 심리적 배경에는 아랑곳없이 아예 반론 자체를 포기해 버리는 부하직원의 태도이다.
‘말해봤자 들어주지도 않는데 백날 떠들어 봐야 나만 손해지’ 이런 이유로 반론을 포기한다면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과 같다.
상사의 마음에 드는 말만 하는 부하직원은 아첨꾼에 불과한 것이다. 더욱이 상사가 반론을 싫어한다고 해서 무조건 대화를 회피한다면 결국 두 사람의 관계에 벽을 만들 뿐이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반론을 제기하는 당신의 화술을 점검해 보기로 하자. 만약 어떤 일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상사가 추진 방향을 제시했는데 ‘팀장님, 그건 방법이 틀렸습니다.’라고 면전에서 말하면 상사입장에서 자손심이 상할 수 밖에 없다.
“팀장님은 항상 올바른 판단을 하시는 분이니까 이의는 없습니다만,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물론 팀장님께서도 이런 생각을 해보셨으리라고 믿습니다만.” “제 생각엔 이 문제를 이렇게 풀어야 할 것 같은데, 팀장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이 정도 반론이라면 ‘자네가 뭘 안다고 그래?’라고 평소 짜증부터 내고 반론 자체를 무시해버렸을 상사쪽에서도 냉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리있게 반론을 제기하되, 일단 결론은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라. 그 자리에서 상사의 고집을 꺾으려고 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아냐, 그건 틀렸어. 내가 시킨대로 해” 상사가 이렇게 대답한다면 일단 뒤로 물러서는 것이 현명한 태도이다.
그런 다음에 다시 그를 설득하는 것이다.
“팀장님의 지시대로 해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한 번 더 떼를 써야 될 것 같은데요?” 당신은 이런 말을 하면서 부드럽게 살짝 웃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또 이럴 때 너무 강하면 그를 비웃는 꼴이 되니 조심할 것! “알았어. 내가 생각을 좀 해보지.” 대답이 이 정도로 나왔으면 당신은 반쯤 성공한 것이다. 급하게 재촉한다고 해서 설득력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자부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반론에는 완고해지기 쉽다. 이럴 때 상사가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자칫 의견을 나눈다기보다는 논쟁을 위한 논쟁을 하게 되어 이야기가 빗나갈 수 있다. 부하 직원앞에서 무안을 당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사는 자신의 의견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고집을 피우는 것이다.
반론을 제기할 때는 상사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말할 것!
적극적이고 조리있는 반론을 펼치면서도 적당할 때 물러서서 기다릴 줄 아는 것이 비즈니스맨의 프로정신이다.
가령 반론을 제기할 때 이렇게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정말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제 의견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 조리있게 반론을 제기하되, 일단 결론은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라.
그 자리에서 상사의 고집을 꺾으려고 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나? 김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