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채홍군 2025-06-23 13: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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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면일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몇 자 적어 봅니다.

이번에 대한용접기술사협회 포럼에서 창조형 AI에 대한 강좌를 듣게 되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AI... 참 꿈 같은 이야기다고 생각합니다. 이루고 싶지만, 이룰 수 없는... 것이 꿈이겠지요.

 

AI와 관련된 첫 번째 기억은 아마 2009년 쯤 되었을 때, 가스터빈의 장기유지보수 계약을 다루면서 리스크 예방과 문제 발생에 대한 조기경보서비스를 위해 운전 상황에 대한 원격모니터링서비스를 해야 했고, 이를 위한 조그마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여, 이에 대한 최소한의 기획안을 꾸며 보고하였습니다. 

마침 시기는 ICT 융/복합기술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일 때였는데... 그룹사 최상위층의 관심으로부터 시작된 ICT 과제 발굴에 혈안이 되어 있던 전사 전략팀으로부터의 접촉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기획안을 올린 과제를 조용히 처리할 생각이었는데, 여러사람의 손 때가 묻다 보니... 규모가 커지게 되었는데...

여러차례의 인터뷰와 미팅을 거쳐, 원격모니터링은 그저 필요한 업무일 뿐이니 포장하지 말고 조용히 처리했으면 한다는 의견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덕분에 큰 규모의 지원과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런칭을 하였지만...

이 과정에서 있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하루, 한달, 일년, 이년, 삼년.... 시간이 갈수록 보관해야 하는 자료는 산더미처럼 늘어갈 것인데, 이것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분석이 필요하고, 분석을 위해서는 그만한 역량을 가진 인력이 필요하고.....

회사가 십수년 진행해온 발전 플랜트마다 진행되어온3~6개월의 시운전 기간에도 상당한 양의 데이터가 쏟아지지만, 그 데이터를 얼마나 분석하여, 다음 프로젝트에 얼마나 활용되는지를 아는 사람으로서, 쏟아지는 엄청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진행은 그저 보관료만 지불하게 되는 낭비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기기에는 긴급정지를 위한 트립 기준치가 있고, 그 전에 알람 기준치가 있지만, 조기 경보 시스템은 그 알람치에 다다르기 전에 경보를 주어 미리 살펴보게 하여 기기의 안전성과 계속 운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개발된 것이지요.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데이터를 Trigger point로 생각할 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당시 출시된 조기경보시스템은 그저 예전에 아주 잘 운전되던 시절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상/하한선을 정해 놓구서 벗어나면 무조건 경보를 띄워 주는 방식으로 심하게는 1분에 1개 이상의 경보가 발생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너무 잦은 경보는 운전원과 정비원을 피로하게 만들고, 급기야는 무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원격모니터링서비스는 하고는 있으나, 상당한 욕을 먹고 있는 상태에 머물고 있었죠. 물론 현재에는 더욱 좋아졌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퇴사하여 잘은 모르겠지만 ...

 

두 번째 기억은 부품 제작 공장을 신축하는 일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을  때 였습니다. 하필 당시는 디지털 팩토리가 이슈였죠. 참 일복은 넘쳐났었네요.

문제는 맡아서 진행하던 부품은 회사에서 아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본격적인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해외 선진 제작사 출신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긴하지만, 설계가 진행되고 있었던 때라서 잦은 설계 변경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고 있었고 (당시 설계조차 처음으로 해본 것이기에), 공장 설립 계획 당시에 경쟁사의 부품을 기준으로 공장 설비 도입계획, 공정설계, 레이아웃 설계 등을 할 수 밖에 없었기에, 설계의 변경이 발생하면 공정의 변경이 발생하고, 최적의 생산성을 위해서는 필요한 설비나 치공구도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팀원들은 해보지도 않은 일을 고민하며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습니다. 이러던 차에 디지털 팩토리... 무인 공장 등등 말도 안되는 것을 들고온 사람들을 좋아라 할 수만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정작, 초도품은 제작해보지도 않은 상태였고, 설계가 진행되면서 변경이 잦았기에, 초도품 제작에 수 많은 trial & error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지라, 디지털팩토리라니 참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당시에 벤치마킹하라고 들고온 것들이 타이어공장과 같은 상당한 기간 오류를 거쳐 최적화시킨 무인 공장과 같은 것이었기에 더욱 짜증도 났었지요.

 

최근에도 엔지니어링서비스 회사를 하고 있으니, 컨설팅펌에서도 AI를 설계/생산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의뢰가 상당히 들어옵니다. 특히 난감한 것이, 수주산업이라는 것에서의 공장에서의 생산성을 논하고 있으니까요.

 

결국 성공의 열쇠는 쓸모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먼저일 것이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 분석한 자료를 다음 공정이나 다음 사이클에 활용하는 것일 것입니다. 현재 많은 창조형 AI 들이 나와서 이런 저런 일도 할 수 있다고 떠들고는 있지만, 충분한 쓸모 있는 자료가 없다면 쓰레기만 양산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자료 뿐만 아니라, 실패한 자료 또한 쓸모 있는 자료일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 봤던 자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자료가 있더라도, 현재 활용하던 공장의 레이아웃부터 전면적으로 바꾸어야 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시뮬레이션을 무한에 가깝게 반복하여 최적화시킬 수 있는 AI가 분명 나올 것입니다만, 그 전까지는 충실한 자료를 확보하고 그것을 분석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어딘가에는 엄청난 데이터가 쌓이고 있을텐데, 그 데이터가 맞는 것인지, 또,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을 우선하여, 그 쓸모 있는 데이터를 이용하여 발전하길 바랍니다. 

 


사실 이런 무모한 질문이 많으면 많을수록 용돈 벌이는 됩니다. 또한 AI 만큼은 아니겠지만, 저도 발전을 하겠지요.

관리자 2025-06-23 14:39 추천: 1 비추천: 0

지금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아들이 같은 주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네요. 

새롭게 부임한 상사가 AI관련 과제를 던져 놓기는 했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구현되기 위한 대안과 세부 실행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도 구체적인 생각과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 않기에, 자주 하소연을 듣게 됩니다. 아빠가 아들의 그런 하소연을 듣고 이해할 수 있음에 감사하긴 하지만, 전혀 도움이 못되는 상황은 역시 현실이죠.

채홍군 2025-06-24 12:03

그간 모았던 데이터가 있다면 데이터 분석이 먼저고, 데이터가 없다면 모아야죠... 빠른 시간에 ^^
AI나 머신러닝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사는 그저 어디서 듣고와서 대책없이 질러놓은 거라서..
저도 그냥 생각을 내 질렀더니, 불편했는지 차츰 업무에서 배제시키더군요... 뭐 과제도 흐지부지 되었고...

K기술사 2025-06-23 14:59 추천: 1 비추천: 0

쳇지피티는 생각하는 정리 용역 비서 값싼 변호사 약사 온라인 종합백과사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연구 단계쪽 자료는 아직은 가르쳐주면 감사히 받아먹는 듯해서 배우는 자세와 표현이 긍정적인 면은 좋았습니다

비록 인간의 기억력과 계산력은 떨어지지만 인간의 창의는 무한한점에서 인간은 창의를 담당하면 되겠다 싶습니다

분야별로 전문성에 창의가 강한 인간들이 유리한 세상이 될 것 같은데 어떨까요?

채홍군 2025-06-24 12:07

위에 댓글로 달았지만,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의 AI는 학습능력이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 학습의 결과로서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는 순간이 오긴 오겠지요.

저는 아직도 인풋이 좋아야 아웃풋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효과적이고 신뢰도가 높은 인풋 (데이터 뿐만 아니라 방법론까지)이 있다면 AI가 훨씬 창의적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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