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기술사 제도 개편안에 부쳐: '자격의 문턱'이 아닌 '전문성의 가치'를 세워야 한다.

 

최근 발표된 기술사 시험 응시 자격 완화(기사 취득 후 실무 경력 2년)를 골자로 한 제도 개편안에 대해, 지난 20여 년간 용접 및 금속재료 분야의 기술사 양성과 기술 전수에 매진해 온 (주)테크노넷은 깊은 우려와 함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과연 이번 개편이 국가 기술 경쟁력 강화와 공공 안전 확보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에 부합하는가?

 

1. 50년의 역사, 제도와 현장의 뼈아픈 괴리

우리나라 기술사 제도는 설계, 시공, 감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1974년 현재의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반세기가 흐른 지금도 제조업의 근간인 용접과 금속재료 분야에서 기술사가 설계 도면을 검토하거나 시공을 감리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은 전무하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당시 '용접 부실'이 비극의 원인으로 지목되었음에도, 이후 건설 현장에서 관련 기술사가 제도적 권한을 가지고 참여했다는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문가를 배출하되 활동할 영토를 주지 않는 기형적 구조가 수십 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2. '숙성된 경험'이 결여된 전문성의 한계

진정한 전문가는 현장의 문제를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체계적인 지식과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금속과 용접은 미세조직의 변화와 부식 환경 등 수많은 변수를 다루는 고도의 경험 공학이다.

대학 졸업 후 단 2년이라는 짧은 경력으로 현장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통찰하고 책임질 수 있는 'Solution Provider'가 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충분한 경험이 결여된 자격 취득자가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할 때, 이는 기술사 전체에 대한 신뢰 하락과 "저것도 기술사냐"라는 비아냥으로 이어질 뿐이다.

 

3. 정년 이후 사라지는 기술 자산, 확대보다 '활용'이 우선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미 배출된 수많은 베테랑 기술사들이 소속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한 후, 그들의 고귀한 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평생을 바쳐 쌓아온 숙련된 기술 자산이 정년과 함께 사장되는 현실에서, 단순히 자격증 소지자의 숫자만 늘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공급의 확대가 아니라, 은퇴 후에도 기술사들이 국가 안전 점검, 기술 감정, 중소기업 컨설팅 등 공익적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술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4. 기술사 단체의 역할: 반대를 넘어선 '정책적 대안'의 제시

기술사 단체들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단순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전문가 집단답게 현재 산업 구조에 부합하는 건설적인 대안을 수립하고 이를 정책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소수 운영진 중심의 폐쇄적 논의에서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결집한 '실효적 가이드라인'을 정부에 역제안해야 한다.

그것이 전문가 집단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품격이자 사회적 책임이다.

 

5. 우리의 제언: 숫자가 아닌 '가치'의 정상화

정부는 시장 수요를 핑계로 문턱을 낮출 것이 아니라, 기술사가 일평생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토양부터 다져야 한다.

  • 첫째, 주요 안전 구조물의 설계·시공 시 관련 기술사의 실질적인 기술 승인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라.

  • 둘째, 시니어 기술사들이 정년 후에도 공공 안전망의 파수꾼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라.

  • 셋째, 각 기술사 단체는 단순 반대를 넘어, 기술사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모델을 수립하여 정부에 제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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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테크노넷은 지난 시간 노력해 왔던 것 처럼, 단순히 시험 합격생을 배출하는 곳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존경받고 은퇴 후에도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진짜 기술사'를 길러내는 보루로서, 기술사의 위상이 '자격증 종이 한 장'이 아닌 '대체 불가능한 숙련 기술'에서 나옴을 끝까지 증명해 나갈 것이다.

 

2026년 5월 14일

 

(주)테크노넷 운영자 대표 공학박사/기술사 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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