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ct Design과 Value Engineering에 대한 재고

 

— 열교환기 Channel 사례를 통해 본 Fabricability, Inspectability와 Maintainability

 

플랜트 설계에서 원가와 공기의 절감, 장비의 경량화 및 설치 공간의 최소화는 중요한 설계 목표이다. 특히 열교환기의 경우 요구되는 Thermal Rating을 만족시키면서 장비의 크기와 중량을 줄이는 Compact Design은 원자재 사용량과 설치 공간을 줄이고 초기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을 갖는다.

최근 EPC 프로젝트에서는 이러한 설계 최적화가 Cost & Schedule Optimization 또는 VE(Value Engineering)라는 이름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장비의 크기와 중량을 줄이고, 재료 사용량을 최소화하며, 제작 및 설치비를 절감하는 것은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높이는 중요한 Engineering 활동이다.

그러나 설계 단계에서의 비용 최적화가 실제 제작과 검사, 그리고 장기간의 운전 및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전체 Life Cycle 관점의 최적화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 Code와 Thermal Rating을 만족하고 계산상으로 문제가 없는 설계라 하더라도 실제 제작 과정에서 요구되는 품질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제작 이후 적절한 검사를 수행할 수 없으며, 장기간 운전 과정에서 유지보수마저 어렵다면 해당 설계가 과연 최적화된 설계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 검토한 고온·고압 Shell & Tube Heat Exchanger의 Channel 내부 구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1. Compact Design과 제작성의 한계

해당 열교환기는 Channel 내부에 Partition Plate가 설치되는 구조로서, Channel의 길이는 약 1 m 이상인 반면 내부 직경은 1 m 이내로 제한되어 있었다.

제작 순서를 고려하면 Tubesheet와 Partition Plate의 용접은 Channel이 조립되기 전에 수행할 수 있으므로 비교적 정상적인 작업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의 제작 공정이다.

Channel이 조립된 이후 수행해야 하는 일부 용접은 작업자가 좁고 긴 Channel 내부에서 작업해야 하므로 접근성이 크게 제한된다.

용접작업에서는 단순히 작업자의 손이 용접부에 도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작업자가 용접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야가 확보되어야 하며, Welding Torch를 요구되는 각도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정적인 용접 자세와 Torch의 이동 공간도 필요하다. 또한 용접 전후의 Grinding, Cleaning 및 필요한 보수작업까지 고려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작업 공간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Channel의 길이와 직경이 모두 약 1 m 내외로 제한된 구조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작업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영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Full Penetration이 요구되는 용접부에서는 접근성의 제한이 직접적인 품질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설계도면에 Full Penetration Weld를 명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실제 작업자가 제한된 공간에서 적절한 용접 자세와 Torch Angle을 확보하고 요구되는 Full Penetration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따라서 용접부의 설계에서는 Weld Detail뿐 아니라 실제 제작 순서와 작업자의 접근성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heat 1.jpeg

 

2. 제작성의 한계는 검사성의 한계로 이어진다

제작성(Fabricability)의 한계는 자연스럽게 검사성(Inspectability)의 문제로 이어진다.

용접 후 MT 또는 PT와 같은 비파괴검사가 요구되어 있더라도 검사자가 해당 위치에 적절하게 접근할 수 없다면 검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특히 MT의 경우 Yoke를 검사 위치에 적절하게 배치하고 필요한 방향으로 자장을 형성해야 하므로 일정한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작업자의 접근조차 어려운 위치에서는 MT Yoke 자체를 정상적으로 배치하기 어려울 수 있다.

PT 역시 상대적으로 장비의 제약은 적지만 표면 전처리, 침투액 적용, 세척, 현상 및 관찰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접근성과 시야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실제 제작 완료 후 제출되는 검사보고서에는 이러한 접근 제한 부위까지 MT 또는 PT를 실시하여 합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서 개별 검사보고서의 적정성을 단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이다.

설계 단계에서 요구한 검사가 실제 구조에서 정상적으로 수행 가능한지를 검토하였는가 하는 문제이다.

Specification이나 Drawing에 MT 또는 PT를 명시하는 것과 현장에서 해당 검사를 신뢰성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검사성은 제작이 완료된 이후 Quality Control 부서나 검사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되어야 할 기본적인 설계 조건이다.

Compact Design of Heat Exchanger.jpeg

 

3. 문제는 제작과 납품으로 끝나지 않는다

열교환기의 접근성 문제는 제작과 검사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열교환기는 장기간 운전되는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Channel을 개방하여 내부를 청소하고, 부식, 침식, 균열 및 누설 흔적 등 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을 확인하여야 한다. 검사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될 경우에는 해당 부위에 대한 보수작업도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제작 당시부터 작업자와 검사장비의 접근이 어려웠던 공간이라면 운전 이후의 In-service Inspection과 Maintenance 역시 동일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음의 요소들은 서로 독립적인 문제가 아니다.

Fabrication → NDE → In-service Inspection → Repair → Maintenance

이들은 설비의 전체 Life Cycle에 걸쳐 연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설계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제작 단계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감수하여 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좋은 설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제작 후 요구되는 검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장기간 운전한 이후에도 필요한 부위에 접근하여 검사하고 필요한 경우 보수할 수 있어야 한다.

 

4. Compact Design의 숨겨진 비용

Compact Design은 원자재 사용량 감소, 장비 중량 감소, 설치 공간 절감 및 초기 제작비 절감이라는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Compact Design은 반대편에서 새로운 Cost와 Risk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이 연결될 수 있다.

Compact Design
→ Restricted Access
→ Difficult Welding
→ Limited NDE
→ Uncertain Weld Quality
→ Difficult In-service Inspection
→ Difficult Repair & Maintenance
→ Increased Life-cycle Risk

초기 설계 단계에서는 장비의 크기와 중량을 줄여 일정한 비용을 절감하였더라도, 제작 과정에서 Rework가 증가하고 품질 확인이 제한되며 장기간의 운전 과정에서 검사와 보수가 어려워진다면 초기 비용 절감만으로 해당 설계를 최적화된 설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특히 고온·고압 조건에서 장기간 운전되는 설비의 경우 제작 당시 절감한 비용보다 운전 중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Shutdown, Inspection의 한계, Repair의 어려움 또는 조기 교체에 따른 비용이 훨씬 클 수 있다.

결국 Compact Design의 경제성은 초기 제작비만이 아니라 설비의 전체 Life Cycle Cost를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5. 설계자는 제작과 운전 현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설계자의 역할은 관련 Code의 최소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고 계산서를 완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설계 단계에서 실제 제작이 가능한 구조인지, 요구되는 용접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지, 제작 후 필요한 비파괴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장기간의 운전 과정에서 검사와 유지보수가 가능한지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EPC 프로젝트에서는 Cost & Schedule Optimization을 목적으로 장비의 크기 축소, 두께 조정, 재질 변경 및 구조 변경 등 다양한 설계 변경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Optimization 자체는 프로젝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구매비용과 제작기간만을 기준으로 한 Optimization이 장기간의 Reliability와 Maintainability까지 포함한 최적화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설계 변경으로 얻을 수 있는 초기 비용과 일정상의 이점뿐 아니라 해당 변경이 Fabrication, Quality Control, Inspection, Operation 및 Maintenance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6. VE는 반드시 Cost Saving이어야 하는가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VE(Value Engineering)는 오랫동안 Cost Saving과 거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설계 변경을 위한 VE Proposal을 요구하면서 자재비 절감, 장비 중량 감소, 제작비 절감 또는 공기 단축 등 즉각적으로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는 Saving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VE의 본질을 단순한 비용 절감으로 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Value는 초기 투자비용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요구되는 기능과 성능, 품질, 신뢰성, 제작성, 검사성 및 유지보수성을 포함하여 설비의 전체 Life Cycle을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열교환기 사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발주처 또는 Licensor가 제시한 기본설계가 Thermal Rating과 Compact Design의 관점에서는 적절하더라도 실제 제작 과정에서 정상적인 용접이 어렵고, 용접 후 비파괴검사의 접근성이 확보되지 않으며, 장기간 운전 과정에서 내부 검사와 유지보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면 이를 그대로 제작하는 것이 반드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EPC Contractor 또는 제작자는 발주처가 제시한 설계의 문제점을 기술적으로 지적하고 보다 합리적인 설계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Channel의 직경이나 길이를 조정하거나 내부 구조와 제작 순서를 변경하여 충분한 작업 공간을 확보하는 대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러한 변경으로 장비의 크기와 중량이 증가하고 재료 사용량이 늘어나 초기 구매비용과 제작비가 증가할 수도 있다.

즉, 해당 VE Proposal은 당장의 Budget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추가 비용을 통해 충분한 작업 공간을 확보하고, 요구되는 용접품질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며, 신뢰성 있는 비파괴검사가 가능해지고, 향후 운전 과정에서 Inspection과 Maintenance까지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설비 전체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Value를 제공하는 설계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Initial Cost 증가
→ Fabricability 개선
→ Weld Quality 향상
→ Inspectability 확보
→ Maintainability 개선
→ Reliability 향상
→ Life-cycle Risk 및 Cost 감소

이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다음과 같은 VE와 방향이 다르다.

Design Change → Material/Weight 감소 → Cost Saving

그러나 어느 쪽이 더 좋은 VE인지는 설계 변경 직후의 Saving 금액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VE의 목적은 단순히 Cost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Value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주처의 기본설계에 제작성, 검사성 또는 유지보수성 측면의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기술적으로 지적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Budget을 투입하더라도 보다 제작하기 쉽고, 검사하기 쉽고, 장기간 안전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설계 대안을 제시하는 것 역시 중요한 VE 활동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결국 플랜트 프로젝트에서의 VE는 단순한 Cost Saving의 관점에서 벗어나 Total Value Optimization의 개념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7. AI 기반 Engineering의 활용 가능성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기반 Engineering은 이러한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사전에 확인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3D Model과 제작 Sequence를 연계하여 작업자의 접근 공간, Welding Torch의 접근 방향과 각도, 비파괴검사 장비의 설치 공간 및 향후 Inspection과 Maintenance에 필요한 공간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면 설계 단계에서 접근성이 부족한 부분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과거 프로젝트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제작성 문제, NCR, Repair, 검사 제한 및 운전 중 Maintenance 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여 설계 검토 과정과 연계한다면 AI는 단순한 설계 자동화를 넘어 Fabricability와 Maintainability를 검증하는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발전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설계자의 인식 변화이다.

AI는 설계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수단일 뿐이다. 설계자가 제작성과 검사성 및 유지보수성을 설계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기술적인 도구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8. 좋은 설계와 좋은 VE의 기준

좋은 설계는 단순히 장비를 작고 가볍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관련 Code와 Thermal Rating의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실제 제작이 가능하고 요구되는 용접품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하며, 제작 후 신뢰성 있는 검사가 가능해야 한다. 또한 장기간 운전하는 과정에서도 필요한 부위에 접근하여 검사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Compact Design으로 인해 이러한 기본적인 조건이 훼손된다면 초기 비용과 공간을 절감한 효과와 함께 그에 따라 증가하는 Life-cycle Risk도 동시에 평가되어야 한다.

열교환기의 좁은 Channel 내부에 위치한 하나의 용접부는 설계도면에서는 작은 Detail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Detail을 통해 Design, Fabrication, Quality Control, Inspection 및 Operation 사이의 단절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 확보한 몇 cm의 추가 공간이 제작 단계에서는 용접품질을 좌우할 수 있으며, 수년 후에는 검사 가능성과 설비의 Reliability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좋은 VE 역시 반드시 Budget을 줄이는 방향으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에 추가 비용을 투입하여 제작성과 검사성, 유지보수성 및 Reliability를 개선하고 그 결과 설비의 Life-cycle Risk와 장기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Budget을 증가시키는 설계 변경 역시 충분히 가치 있는 VE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플랜트 설계의 Optimization은 다음과 같은 단편적인 접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Cost & Schedule Optimization

이를 설비의 전체 수명주기를 고려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 확대하여야 한다.

Design → Fabrication → Inspection → Operation → Maintenance

그리고 VE의 평가 기준 역시

Cost Saving → Total Value Optimization

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설계 단계에서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설계가 실제로 제대로 제작될 수 있는지, 신뢰성 있게 검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수십 년의 운전기간 동안 안전하게 검사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는지에 있다.

결국 이러한 Life Cycle 전체를 고려하여 설계의 적정성과 경제성을 판단하는 것이 플랜트 Engineering에서 추구해야 할 보다 실질적인 의미의 Optimization이며, Value Engineering의 본래 취지에도 보다 부합하는 접근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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