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경 기술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은 것을 올립니다.
시사하는 바가 크므로 한번 읽어 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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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경영 컨설턴트사 대표인 호리 고이치씨는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때마다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극단적인 주문을 서슴지 않는다. 잘못 들으면 애사심 없는 이기주의자가 되라는 말처럼 들리지만, 본래 의도는 하루라도 빨리 실력을 길러 해고를 두려워하지 않는 전문인이 되라는 뜻이다. 실제 사원들이 충성심, 애사심 같은 감정에 연연하는 것보다 다른 회사가 탐내는 인재가 되어주는 쪽이 회사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회사는 경쟁사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점점 더 매력적인 업무환경과 급료를 제시하게 될 것이고, 사원들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능력을 계발하는 바람직한 상황이 전개된다는 게 호리씨의 설명이다.
연세대 취업담당이며 직업평론가로 활동중인 김농주씨는 『이런 직업에 사람이 몰린다』라는 책에서 「산업화 사회에서는 자본가, 기술자가 파워그룹을 형성했으나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전문가 그룹이 파워집단으로 떠오르게 된다.… 정보를 생산하기도 하고 가공·전달·평가· 보관하는 일을 모든 직업영역 종사자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각각의 직종에서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마디로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조직내에서도 설 자리를 잃는 것이 정보화 사회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미래의 직업구조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납니다. 한쪽은 실직 또는 단순노동자(이들을 주변노동자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로 전락하고, 스스로 정보를 창조하고 다룰 수 있는 사람들(지식노동자층)은 상층부를 형성하면서 사회구조가 표주박 형태로 바뀌게 됩니다. 더이상 모호한 중산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다수의 화이트칼라 노동자들도 전문능력을 키우지 않는 한 단순노동자 그룹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LG 커뮤니카토피아 연구소의 김창민 박사는 직업대변혁의 시대에는 스스로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진정한 프로페셔널만이 전문인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같은 직업에서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뚜렷해진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의사는 인턴이든 전문의든 모두 프로로 인정받아 왔다. 아마추어 의사란 자격증 없는 돌팔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의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래사회에서는 같은 의사라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몸값이 달라진다. 그 사람만이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의학기술을 지닌 사람은 프로로 인정받지만, 나머지는 일상적인 진료행위를 되풀이하는 아마추어 의사가 될 수밖에 없다. 프로 의사와 아마추어 의사, 프로 변호사와 사법서사 같은 아마추어 변호사, 프로 비즈니스맨과 아마추어 단순직 노동자라는 구분은, 곧 미래 직업구조에서 표주박의 상층부가 되느냐 하층부가 되느냐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미래의 직업세계를 예측하는 시각에는 낙관적인 입장과 비관적인 입장이 공존한다. 낙관적인 시각은 지금보다는 직업이 훨씬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특정분야에 한 가지 재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으며, 실제 일하는 시간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핑크빛 미래를 제시한다. 아무리 경제 성장률이 올라가더라도 내가 가진 능력으로는 할 만한 일이 없어지는 구조적 실업의 시대가 된다. 한때 많은 여성들이 타이프 치는 기술만 있어도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제 사무실에서 타이피스트라는 직업은 사라진 것과 같다. 타이프 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술이 됐기 때문이다. 96년 미국 노동청이 발표한 「2005년까지 빠르게 일자리가 감소할 직업 리스트」를 보면 농부, 타이피스트, 부기·회계 담당 서기, 은행출납원, 재봉사, 청소부, 가정부, 컴퓨터 오퍼레이터, 자동경리 계산기 오퍼레이터, 복사기 우편물 등 기계 오퍼레이터, 직물기 오퍼레이터 및 감독관, 화물 운송자, 농장 노동자, 금속 및 플라스틱 커팅 오퍼레이터 및 감독, 전화교환수, 전기 전자 조립공, 수리공, 인사담당사무직원, 데이터 입력원 순이다. 미 노동청의 리스트를 보면 기계 자동화로 충분히 대치할 수 있는 단순반복적인 업무들이 대폭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은행 출납원의 감소다. 앞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사이버 뱅크가 정착되면 사람들이 직접 은행에 가는 일이 크게 줄어들고 동네마다 들어서 있는 점포가 사라진다. 자연히 은행 출납원 숫자도 줄어들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직업평론가 김농주씨는 『사이버 뱅크시대에는 은행이 상고나 상대 출신들 대신 컴퓨터 계통을 전공한 공대 출신들을 뽑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현재는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는 동시통역 분야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고 말한다. 번역·통역 소프트웨어들이 이들의 일자리를 대신할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기술의 노동절약적 효과는 상층부의 지식노동자들에게 쾌적한 업무환경과 최고의 보수를 약속하지만, 단순기술보유자와 파트타임 노동자(주변적 노동자층)에게는 실업이라는 우울한 미래만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10년 뒤의 직업구조변화를 미래학자들은 「직업대변혁」 「직업쇼크」라고 부르며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변혁 가로막는 구태의연한 직업관

동아대 사회학과의 박형준 교수는 공저 『21세기 프론티어』에서 「금세기 말과 21세기의 가장 큰 사회문제는 주변적 노동자층에게 어떤 방식으로 일자리를 주고 정상적인 삶의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에서는 이미 80년대부터 미래학자들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변화에 따른 직업대변혁을 예측하고 교육단계에서부터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는 이런 현상에 대한 연구나 준비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성적우수자는 법대와 의대를 가야 하고, 상대를 나와야 대기업에 취직이 잘 되며, 명예로운 평생직장으로는 교수가 최고, 불황 때는 역시 안정적인 공무원이라는 식의 구태의연한 직업관이 부모세대부터 신세대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도 눈에 띄는 사양직종으로 분류되고 있는 약사가 되기 위해 여전히 약대로 몰려드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지난 7월 말 실시된 대학별 2학기 편입학 경쟁률은 이런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동덕여대 약학과 80:1, 고려대 법학과 70.3:1, 경영학과 45:1, 영문과 36:1. 성균관대 법학과 33.5:1. 취업이 잘 되는 인기학과일수록 경쟁률이 높다는 분석이지만, 졸업생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2005년 무렵까지 이 학과의 취업률이 높으리라는 보장은 어떤 미래학자나 연구기관도 한 적이 없다.

『대학 학과별 정원을 교육부가 결정하는 것부터가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노사문제만 해결하는 곳이 아닙니다. 중장기 산업인력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도록 각 분야별 전공자 수를 통제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국경제인 총연합회와 노동부가 운영하고 있는 고급인력정보센터 전재길 소장은, 산업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대학부터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사회인의 재교육문제에 노동부가 적극 개입하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고학력·고경력 실업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교육부냐 노동부냐 재경원이냐, 어느쪽이 주축이 되어 인력재편성을 실시하느냐에 관계없이 분명한 것은 아무런 준비 없이 맞는 미래는 실업의 고통뿐이라는 것이다.


유망직업의 허와 실

실업의 공포에서 자유로운 직업은 무엇인가. 10년 뒤에도 사회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은 현재의 높은 체감실업률에서 비롯된다. 실제 실업률에 관계없이 대다수 직장인들이 시달리고 있는 실업의 공포가 체감실업률이다. 30~50대 직장인들에게 10년 뒤의 미래는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연공서열과 평생직장이 사라질 그 시기에 생존이냐 도태냐를 결정짓는 것은 「변신」밖에 없다. 한편 80년대 이후 태어난 차세대가 누릴 미래의 행복지수는 「선택」에 달려 있다. 부모세대의 가치관에 따라 사양직업에 자신의 인생을 묶어둘 것인지, 21세기에 각광받을 유망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선택」의 문제다. 최근 이런 사회적 욕구에 부응해 21세기 유망직업을 안내하는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안내서에 빠져있는 것은 유망직업을 정의하는 기준이다. 단순히 일자리를 잃을 염려가 없고 오히려 일자리가 확대될 분야를 유망직업이라 한다면 선택의 폭은 훨씬 넓어진다. 그러나 미국 노동청의 분석대로 2005년까지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직업이 출납원(cashier)이라 해서 이를 유망직업 리스트에 올리기는 곤란하다. 커뮤니카토피아 연구소의 김창민 박사는 유망직업의 의미를 일자리의 수가 아닌, 가치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분야에서 앞으로 가장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치과의사입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의대생들은 모두 치과의가 돼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곧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반드시 유망하다고 볼 수는 없죠』

한편 지금은 컴퓨터 관련 분야는 무조건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 또한 기술맹신에 의한 착각이다. 컴퓨터기술은 자꾸 발전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전산학과,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 아니어도 컴퓨터를 다루거나 정보를 검색하는 데 어려움이 없게 된다. 누구나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요즘 여성들의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는 정보검색사도 궁극적으로는 유망하다는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김창민 박사는 앞으로 10년 앞을 내다보고 직업을 준비한다면 스킬(skill)에 의존하지 않는 창조적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직업세계에서는 숙련된 기술이 상당히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모든 작업에 표준화가 이루어지면 기술에 의한 개인의 역량 차이는 거의 없어집니다. 1년차 노동자나 10년차 노동자나 숙련도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거죠. 이제 사람들은 시스템의 부품과 비슷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만약 부품 같은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면 남이 갖지 못한 지식을 보유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동아대 박형준 교수는 『21세기 프론티어』에서 「새로운 생산방식에서는 경험적 숙련보다 체계적인 학습과정을 통해 익히게 되는 지식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지식은 늘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낡은 것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성찰적이며, 다른 지식들과 의사소통을 통해서만 얻어진다는 점에서 담론적」이라고 규정했다. 이러한 지식노동의 범주에 연구과학자, 설계기술자, 소프트웨어 기술자, 건설기술자, 음향기술자, 카피라이터, 광고아티스트, 경영정보전문가, 고용법률가, 조직개발전문가, 마케팅전략 기획자, 각종 상담역 등이 포함된다.


빵을 위한 일은 사라진다

10년 뒤 유망직업 리스트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업에 대한 개인의 가치관 변화를 살펴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듯 미래의 직업 선택에서는 사회적 평가보다 개인의 선호도가 훨씬 중요해진다. 사회보장제도가 완비되면 빵 문제가 해결되고 생계유지를 위한 일의 개념은 사라진다. 직업선택의 기준으로 시간과 조직에 얽매이지 않는 일,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일, 도덕적이며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높이 평가받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이 한결같이 의사, 변호사직에 호의적인 점수를 주지 않는 것도 이런 기준에서다.

『10년 뒤에도 의사나 변호사의 소득이 줄어들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다른 직종의 소득이 높아지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상대적 가치는 떨어지지요. 게다가 이 직업은 우리의 감성에 역행합니다. 매일 아파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의사가 어떻게 마음이 즐겁고 편안할 수 있겠습니까. 슈바이처 같은 의사는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시킨 것이지, 아픈 사람을 대하면서 행복을 느꼈다면 거짓입니다. 또 일반인들의 의학상식이 늘면 의료분쟁 또한 늘어나 의사는 앞으로는 골치아픈 직업의 하나가 될 겁니다』(정보기술교육원 백석기 원장)

『아직도 고시 봐서 판검사 변호사 되려는 학생들을 보면 참 답답합니다. 앞으로 법조인 수가 매년 1천명씩 늘어난다고 하는데 그때가 되면 수임료 시장은 금방 한계에 달합니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해도 장사가 안돼 문 닫는 일이 속출한다는 이야깁니다. 합격만 하면 부와 권력과 명예가 보장된다는 생각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앞으로 권력지향적인 직업은 쇠락해요. 그보다는 개성지향적인 직업이 훨씬 각광을 받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대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나 개그맨이 된 노정렬씨 같은 사람은 직업세계에서는 아주 앞서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평론가 김농주)

반면에 종교인을 미래의 유망직업으로 꼽는 이유는 이 일이 도덕적이며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직업 중 대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 정보사회는 합리주의가 극단적으로 진행되면서 인간의 소외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다. 초고속사회, 초과학기술사회가 되면 사람들은 자연히 종교로 회귀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누군가에게 의지하려는 욕구가 나타난다. 따라서 목사나 신부와 같은 종교인이 실직할 염려는 거의 없다. 더불어 인간의 정신건강을 도와주는 정신과 의사, 심리치료사, 카운슬러 등이 각광받는 직업이 될 것이다. 김농주씨는 직업대변혁의 시대에 요구되는 3대 직업의식으로 「창조성」 「인간미」 「자율성」을 꼽고,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유망직업의 기준을 제시했다.

▲ 첫째, 21세기는 미학 중심의 사회다. 아름다움을 최고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색채전문가, 산업디자이너 등 디자인계통의 전문직이 큰 인기를 얻는다.

▲ 둘째, 안정된 직장이라는 의미는 완전히 퇴조할 것이다. 정체된 업무보다는 흐름을 읽는 역동적인 분야가 유망하다. 현재 시점에서 미래를 사고파는 선물거래사가 대표적인 예다.

▲셋째, 미래의 직업선택에서 개인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일의 엔터테인먼트화란 말이 있는데, 일을 재미있게 하면서 일이 곧 취미이며 그 일 속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특정직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 넷째,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으며 보편성을 인정받는 직업이어야 한다. 호텔의 국제판매직, 음반기획자, 영상물 프로듀서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섯째, 문화지향적인 직업 즉 소프트웨어를 창조하는 직업이 하드웨어적인 철강 ·기계·중화학 분야의 직업보다 유망하다.


앞으로 모든 노동은 지식노동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직업은 1만1천5백37개, 전세계적으로는 3만개 이상의 직업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2005년경에 이르면 직업은 약 15만 종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중 21%인 약 3만2천종이 학위를 필요로 하는 전문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노동청은 『내일의 직업』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런 예측을 토대로 2005년까지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날 직업」과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직업」으로 분류하고, 다시 최종교육과 훈련의 정도에 따라 어떤 직업에 도전하는 것이 좋은지 제시하는 치밀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예를 들어 2005년까지 대학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가장 유망한 직업으로 시스템 분석가, 교사, 특수교육전문가, 사회사업가 등을 꼽았고,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라면 경영분석가, 카운슬러, 심리학자, 오퍼레이션 리서치 분석가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산업의 발전속도나 단계에서 큰 차이가 있는 우리 사회가 선진국의 분석과 전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인기가 높은 직업이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경우가 많고, 아무리 유망하다 해도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받아들이기 어려운 직업도 있을 것이다. 세계의 추세와 한국의 발전속도를 감안해 한국미래학연구원의 하인호 원장이 제시한 「21세기 유망직종」은 다음과 같다. 하원장은 2005년을 기준으로 15만종의 직업이 나타나지만 결국 정기생산직, 대인봉사직, 지식근로자라는 3가지 유형으로 통합되며, 이중 지식근로자와 대인봉사직이 노동력의 핵심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앞으로 직업은 통합과 분화의 과정을 거쳐 끊임없이 새롭게 탄생하기 때문에 특정 직업의 이름을 거론하기보다는 「전문가」라는 용어로 통일한 점이 특이하다.

▲ 상징적 분석가(지식근로자): 공학자, 과학자, 교수, 법조인, 자문직 등으로 주로 문제해결, 문제구명이나 전략적 중개활동에 종사하는 지식근로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직종에 종사한다고 모두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 지식, 기술, 제품, 서비스를 창출하는 사람만이 인정받으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경쟁력을 잃고 오히려 도태된다.

▲ 첨단기술공학 전문가: 앞으로 10년을 전후해 각광받을 첨단기술 분야는 유전자도식화전문가, 고성능 신소재 개발전문가, 고농도 에너지자원 개발전문가, 디지털 고선명도 TV개발전문가, 소형화기술 전문가, 첨단제조기술 전문가, 노화방지 약품 및 서비스기술 전문가, 신의료기술 개발전문가, 혼합연료사용 운송수단 개발전문가, 첨단교육기술 개발전문가 등이다.

▲ 로봇공학 전문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본격적으로 개발돼 2050년대에 절정에 달할 가장 미래지향적인 분야다.

▲ 소프트웨어 개발전문가: 정보공학의 발전으로 2003년까지 하드웨어 혁명이, 2005년경에는 소프트웨어 혁명이 성취된다. 2005년 무렵에는 컴퓨터공학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더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 의료·건강분야 전문가: 2005년 경에는 의료과학의 발전이 본격화돼 2035년경에 절정에 이를 것이다. 의료과학의 발전은 인간 평균수명을 연장시켜 건강분야 전문가의 수요도 자연히 증가된다.

▲ 해양·항공·우주과학분야 전문가: 21세기에는 해양·항공·우주과학의 시대다. 육지자원이 고갈돼 해양자원의 개발이 본격화되고, 인간의 생활 공간이 해저와 우주로까지 넓어질 것이다.

▲ 생물학분야 전문가: 20세기가 물리학과 화학의 시대라면,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21세기에 접어들게 되면 유전공학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 인간두뇌에 관한 연구는 물론, 모든 인체구조에 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해진다. 이와 함께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진다.

▲ 건축설계 및 디자인 전문가: 20세기에 성취한 산업화는 21세기에 들어서면 재산업화돼야 한다. 모든 건축물과 시설 및 설비는 21세기 사회에 맞게 재건설된다. 인간의 의식주에 관련된 모든 제품은 21세기 라이프스타일과 라이프패턴에 알맞게 디자인돼야 하기 때문에 이 분야의 전문가는 사회적으로 각광받는다.

▲ 안전공학기술 전문가: 21세기 사회 인류 공통의 적은 안전사고와 생태계 파괴라고 한다. 21세기 사회는 생태학적 윤리와 안전공학이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기본윤리가 된다. 인간생활을 비롯한 건축·설비 등 모든 산업분야에서 인간공학기술 전문가가 요구된다 하나의 빌딩도 주치의 같은 안전공학기술자가 관리할 것이다.

▲ 에코(ecology)산업분야 전문가: 앞으로는 인간생활과 신제품 및 신서비스의 개발은 생태학적 윤리에 따르게 된다. 많은 환경분야 전문가를 요구하며 에코산업이 번창하게 된다 에코식품, 에코교육, 에코관광, 에코문화, 에코건축, 에코설계 등에 관련된 에코 산업이 유망하다.

▲ 박물관경영전문가: 새롭게 펼쳐지는 학습사회와 지식사회는 여러 가지 박물관을 필요로 한다. 공공박물관 외에도 수많은 사설박물관이 설치되고 이에 따라 박물관경영전문가도 인기를 얻는다.

▲ 컨설턴트: 정보기술사회·학습사회·지식사회가 공존하는 21세기에는 컨설턴트의 자문을 받아 신상품과 신서비스를 개발하는 시대가 된다. 어떤 전공이든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

▲ 카운슬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인식이 부족한 분야다. 복잡다기한 사회에서 개인은 많은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카운슬러와 상담하기 원한다.

▲ 3D업종: 20세기에 이미 3D업종은 비인기 직업이 됐다. 그러나 21세기에는 3D업종이 다시 고소득직으로 각광받을 것이다. 공학기술의 발전과 보험제도의 확립으로 3D업종 종사자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줄어들며, 대신 보수는 급등하게 된다.


직장인이 조직에서 살아남는 법

다행히 정리해고나 명예퇴직의 회오리를 비켜났다 해도 이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눈칫밥 신세가 되기 쉽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조대(粗大)쓰레기 혹은 마도기와족(窓際族)이라 한다. 조대쓰레기란 유행이 지나거나 고장이 나서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텔레비전 세탁기 등 뒤처리가 골치아픈 쓰레기를 뜻한다. 마도기와족의 신세는 더욱 처량하다. 출근은 해도 일다운 일을 받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는 중? ?관리자. 흔히 이들의 자리(책상)가 집무에 방해되지 않는 창가에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30~50대가 「변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머지 않아 조대쓰레기나 마도기와족이 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지만, 이들에게 『21세기에 유망직업이니 로봇공학전문가가 되어보십시오, 2050년까지도 유망합니다』라는 식의 조언은 무의미하다. 이미 10년이상 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조직생활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는 경력을 살리면서 변신할 수 있는 방법이 훨씬 현실적이다. 10년 뒤에도 현재의 조직내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난 95년 일본 리쿠르트사가 각 기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사원형」을 조사한 내용을 보면,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응답자들이 제시한 바람직한 사원의 유형은 목표를 향해 의욕적으로 일하는 사람,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제안할 수 있는 사람, 넓은 안목으로 일을 포착할 수 있는 사람, 상황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 회사 밖에서도 통용되는 전문성을 지닌 사람, 주어진 과제를 확실히 수행하는 사람, 상사에게 자신의 의사나 전략을 명확히 밝히는 사람, 미지의 일에 대한 도전정신을 지닌 사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사람, 개성이 풍부해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 등 모두 조직에서 필요한 사람들을 꼽고 있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 중 흥미로운 것은 사원수가 3천명 미만(조사는 기업의 사원수에 따라 3백명 미만, 1천명 미만, 3천명 미만, 3천명 이상으로 나누어 진행했다)인 회사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사원으로 「목표를 향해 의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꼽은 반면, 3천명 이상의 대기업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을 더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다. 또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개성이 풍부해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 「미지의 일에 도전정신을 지닌 사람」의 자질 역시 높이 평가했다. 이는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문제를 제안할 수 있는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뜻한다. 대기업의 피라미드형 조직은 실수가 두려워 관행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무사안일주의로 인해, 정보전달이나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피라미드형 조직을 미래의 플랫형(flat) 조직(프로젝트별 팀제)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평사원이나 중간관리자의 구분없이 스스로 제안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써 체질개선을 하기보다는 과감하게 프리랜서로 독립하고자 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프리랜서그룹의 임순철씨(36)가 그 대표적인 예. 기업과 프리랜서들을 연결해주는 「인력뱅크」사업을 시작하기 전 그는 광고회사 마케팅담당자 겸 카피라이터로 활약했다. 그러나 「광고회사 정년은 나이에 관계없이 3년」이라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고 딱 3년만 일한 뒤 그만뒀다. 남보다 승진도 빨랐고 회사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40세가 되기 전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겠다는 욕구가 더 강했기 때문이다.


전문가 시대는 프리랜서 세상

인력뱅크사업을 구상한 것은 주변에서 의외로 각 분야 전문가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다. 『이벤트 진행자를 구해달라』 『컨설팅 전문가를 소개해 달라』는 기업들의 요구는 대부분 영구직이 아닌 프로젝프별 업무여서 바로 프리랜서들의 몫이었다. 지난 6년 동안 한국프리랜서그룹에 등록한 인원은 4천여명. 임씨는 단순히 이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프로젝트를 받으면 각 분야 프리랜서들로 팀을 구성해 일을 진행한다. 그가 프로젝트별로 프리랜서를 선발하는 기준은 상당히 까다롭다. 우선 한 분야에 3년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하며, 단 최근 6개월 이상 그 일을 하지 않았다면 이것 역시 결격사유다. 너무 오랫동안 자신의 분야를 떠나 있으면 아무리 전문가였다 해도 최근 동향을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장시간 일을 놓았다는 것 자체가 대개 실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 실무경험 없이 화려한 학력만 자랑하는 경우도 사양. 유학갔다 와서 전문가인양 하는 사람들에게는 『3년 미만의 유학은 경력으로도 치지 않는다』고 못박는다. 3년 정도 유학한 것으로는 전문 프리랜서가 될 수 없다는 지론이다. 프로젝트 팀을 구성할 때 명문대 출신들은 오히려 방해가 돼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각자 맡은 역할만 잘 해주면 되는데, 이들은 발로 뛰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일을 감독만 하려들기 때문에 팀워크에 방해가 된다. 혹시라도 기업측이 특정 학력 소지자를 요구할 때는 일 자체를 거절하기도 한다. 프리랜서시장에서 학력이 파괴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또 프리랜서로 등록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실업자와 프리랜서」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두세 달에 한번, 그것도 아는 사람 소개로 어쩌다 일 하나 맡아 하는 정도는 프리랜서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실업상태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수준이죠. 진짜 프리랜서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하면서 생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보수를 받는 사람을 말합니다』

프리랜서의 분야에는 특정 영역이 없다. 어느날 잘 나가던 방송MC가 프리선언을 하거나, 기업체 근무 도중 강연이나 컨설팅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면서 프리랜서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이처럼 프리랜서의 영역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직종에서 프리랜서가 활약할 날도 멀지 않았다. 현재 프리랜서가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컨설팅(경영관련 분야), 통역 및 번역, 마케팅(시장조사), 출판(리라이팅·교정 교열·편집), 광고, 디자인, 설계(주로 CAD부문), 각종 강사, 사진, 방송 리포터나 MC, 방송구성작가, 집필(사보·잡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직업이 없어지는 세상을 위한 준비

그러나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에서 프리랜서가 활약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임순철씨는 아직까지 프리랜서들이 아웃소싱의 수혜자로 기업의 주변적인 업무를 대신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들의 게릴라식 조직이 21세기 경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명예퇴직자들의 재취업을 알선하고 있는 고급인력정보센터의 전재길 소장은 『더 늦기 전에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몸값을 높이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라고 말한다. 몸값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시간·돈·정보·건강관리를 꼽는데, 특히 수많은 명예퇴직자들을 면담하면서 「프로급의 기술이 있어도 정신적 자폐증에 걸린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신세대 뿐만 아니라 30~50대 기성세대가 10년 뒤에도 더불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개인의 자기계발 노력과 함께 정보사회의 탈직업화 현상에 대비하는 정부의 공공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다음은 한국미래학연구원의 하인호 원장이 『2005년』이라는 저서에서 밝힌 탈직업화를 맞는 개인과 정부의 공동 과제들이다.

▲ 전통적인 직업이 부활되거나 재창출돼야 한다는 망상을 포기한다. ▲ 사라져야 할 직업인데도 남아있는 직업을 획득하려고 정력을 낭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발견하고 학습하는 데 장애가 되는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 전통적인 직장 근무수칙이나 규정들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다. ▲ 새로운 직업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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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으시는라 수고 하셨습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얻은게 있습니까?
이상은 동아일보 기자이신 김 현 미 님의 리포트 내용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양해경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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