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장 길에 있어 소주에 주재하는 중국의 국영기업체를 방문하고
현장을 살펴보던 중 한 곳에 조립작업을 하는 아줌마 , 아가씨(샤오제)로 구성된
여자공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흥미가 있는 작업이라서
가까이 다가가서 살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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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눈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아 안경을 벗고 자세히 보았다.
작업을 하는 여자공원은 무신경하게 자신의 일을 진행하고 있었고
나는 나대로 호기심이 있어 고개를 되밀고 보고 나서 얼굴을 돌리는 순간
갑자기 크로스 업된 여공의 눈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 눈을 직시한 나는 순간 어떤 전율의 느낌이 나에게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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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은 내가 태어나서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눈매였다.
어떤 평안함과 무신경, 관심이 있는 듯 없는 듯 또한 어떤 욕구도 지내지 아니한..
나는 잘못 보아서 그런가 하여 다시 전체의 여공들의 눈에 둘러 가며 응시하여
보았다. 이것은 사실이었다.
그 들의 눈매는 앞의 경우와 동일하였다.
그 순박함과 질박함을 띄면서
미약한 외부인 방문의 호기심만 살짝 나타내는 듯한 동요만 지니면서
어떤 감정의 흐름도 흐르지 않는 순수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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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나의 머리에서는 나의 기억 속에 있는 모든 눈매들을
비교하기 시작하였다.
어릴 때 몇몇의 눈매만 아련히 떠오를 뿐
기억창고에서는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대신 총기가 넘치거나, 성급함, 음모, 분노, 공포, 다급함, 시기심, 불호령,
간절히 호소함, 음탕함 등등
모든 정상의 눈이 아닌 비정상의 눈매만 나의 기억창고에서 나와 나의 앞에 나타나곤
사라지곤 하였다.
어떤 알지 못하는 평온함을 지내는 그 눈매..........
우리의 70년대 말을 연상하는 관광도시인 소주시의 풍경을 보면서 상해로 돌아오는
나의 머리는 기민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의 모든 기억의 영역에서 유추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눈매는 왜 내가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하였는가?
혹시 나는 너무 편협한 인생을 살아오지 아니 했는가?
소주의 국영기업에 근무하는 그 여자공원들은 서민의 신분으로서
어떤 사회적 동요나 신분상의 위험, 물질에 관한 욕망, 출세를 위한
질투와 시샘에서 멀리 벗어나 있어 그러한 눈매를 지니게 된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다들 고만 고만하게 삶을 영위하면서 잘 살고
못살고의 비교 관념이 아예 없는 그러한 분위기의 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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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귀국을 위해 상해 푸동 지역의 호텔에서 아침 공기를
가르며 푸동 국제 공항을 향해 달리는 차안에서 마천루와 같은 우뚝 솟은
빌딩들을 바라보면서 어제의 그 여공의 눈매가 다시 생각났다.
한국의 치열한 경쟁과 주위와의 부에 대한 비교, 복잡한 사회상에 의한
눈매와 비교하여 가장 안정적인 의식주(우리의 기준 관념이 아닌 중국의 )와
변하지 않는 평범한 일상의 나날에 의해 만들어진 순수한 여공의 눈매는
차이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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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국영 기업의 매니저로부터 들으니 곧 몇 개의 국영 기업들을
합쳐서 지주회사를 설립하여 경쟁체제로 들어가며 개혁의 거센
휘오리 바람이 몰아 칠 것이다.
개발(DEVELOPMENT)과 자본주의(CAPITALISM), 그리고
세계화(GLOBALIZATION)의 덫에 그녀들도 노출될 것이고
이제 그러한 순수한 눈매는 GNP의 상승과 더불어 산업화에 따른
도끼 같은 눈매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들리라........
아침해에 물들어 가는 상해 푸동 지구의 거대한 빌딩을 배경으로
그녀들의 눈매가 교차되면서 가슴이 저려왔다.